강력 범죄로 가기 전 품행장애 소아청소년 치료해야
강력 범죄로 가기 전 품행장애 소아청소년 치료해야
소아청소년의 수는 줄어들고 있는데, 촉법소년(만 10세 이상~14세 미만으로 형벌을 받을 범법행위를 한 형사미성년자) 범죄 접수 건수는 늘어가고 있다.
2017년 촉법소년 범죄 접수 건수는 7897건에 불과했는데 2021년엔 1만 2502건으로 확연히 증가했다.
소아청소년은 스스로 혼자 크는 게 아니다. 가정, 학교, 사회 속에서 다양한 영향을 받으며 자란다.
따라서 범죄를 선택한 소아청소년의 잘못이 온전히 소아청소년에게만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범죄를 저지르는 소아청소년들은 이미 어릴 때부터 다양한 신호를 보내는데, 대표적인 게 정신건강의학과 질환인 품행장애다.
범죄로 이어지기 전, 품행장애가 있는 소아청소년을 가정은, 학교는, 사회는 어떻게 품어야 하는 걸까?
소아청소년의 정신 건강을 가까이에서 다루고, 보살피는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소희 과장을 찾아가 물어봤다.
품행장애란 어떤 질환인가?
소아청소년에게 진단할 수 있는 질환으로, 다른 사람에게 폭력적, 위협적인 행동을 보이고 권리를 침해하고 범죄행위를 하고
심각한 규칙 위반 증상을 보이는 게 특징이다. 이런 증상이 일시적이지 않고 반복·지속될 때 진단한다.
공격성은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나오는 것과 본인의 이득을 위해 적극적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으로 나뉘는데,
품행장애가 있다면 특히 후자의 공격성을 보인다. 고의로 남의 걸 훔치거나 고양이 등 동물에게 잔인한 행동을 하는 등의 행동을 하는 식이다.
다른 사람이 먼저 공격해서 방어 차원으로 공격성을 보인 거라면 품행장애가 아닐 가능성이 더 크다.
- 최근 청소년 범죄율이 늘고 있다. 청소년 범죄에는 품행장애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품행장애 유병률도 높아지고 있는가?
우리나라 품행장애 유병률은 약 4% 정도다. 유병률 증가는 알려진 게 없다.
단지 최근 5년간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는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긴 하다.
질환 자체가 증가한 것인지, 정신건강 인식 개선으로 치료받는 비율이 증가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품행장애는 우울증 등처럼 본인이 힘들어서 치료받기보다 보호자가 필요하다고 느껴 자녀를 데리고 오는 질환이다.
치료받아야 하는 질환이라기보단 처벌로 행동을 교정해야 한다고만 생각하는 경향도 있어서 실제 유병률보다 치료율이 낮을 것으로 생각된다.
품행장애 발병 원인은 무엇인가?
유전적 요인의 표현을 환경적 요인이 조절하는 것이다.
유전적 요인으로 공격적이고 충동적인 성향을 타고 날 수 있는데, 여기에 부모의 방임, 폭력적 가정환경,
비슷한 성향이 있는 친구들 등의 환경적 요인이 더해지면 촉발 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양극성정동장애 등 다른 정신건강의학과 질환이 선행돼, 품행장애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유전적 요인이 있을 때 보이는 특징이 있는가?
유전적 요인의 품행장애 발병 기여도는 일란성 쌍생아 연구, 가족 연구로 증명되고 있는데,
유전적 영향이 클수록 품행장애 발병시기가 빠른 경향이 있다. 10세 이전에 발병했다면 유전적 요인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다른 소아청소년 발병 정신질환과 마찬가지로 품행장애도 남아가 여아보다 3~4배 더 많다. 생물학적 성향의 차이가 행동 발현 양상에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