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와 조명으로 ‘장마철 우울’을 잡는다
선풍기와 조명으로 ‘장마철 우울’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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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건강 예보는 ‘흐림’이 되기 십상이다. 장맛비로 습도가 높아지면 병균, 곰팡이가 활개를 치고 일조량,
활동량은 크게 줄면서 전신건강이 악화되기 쉽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김병성 교수는 “높은 습도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몸은 혈압,
맥박, 호흡량을 늘리면서 평소보다 무리하게 된다”며 “피부 질환, 감염병이 새로 생기고, 원래 질병을 앓던 사람들은 상태가 더 나빠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세균 활개치며 피부·감염병 늘어
장마로 인해 높아진 습도는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 몸을 힘들게 한다. 미생물 번식이 활발해지면서 식중독 같은 세균성 감염병이 발생한다.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승재 교수는 “습도가 높은 상태가 유지되면 곰팡이와 세균 번식 속도가 2~3배 증가한다”며 “
적정 습도를 유지하는 것뿐 아니라 음식을 잘 익혀먹고, 손 씻기를 철저히 하는 등 개인위생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다습은 알레르기성 질환 위험도 높인다. 곰팡이, 진드기는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물 만난 물고기처럼 활동한다. 습기 가득한 공기 속에서
곰팡이가 포자를 더 많이 퍼뜨리고, 눅눅한 환경에서 진드기는 숫자를 급격히 늘린다. 이들이 코나 입을 통해 호흡기에 들어가면 천식·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고
피부에 쌓이면 아토피피부염, 두드러기, 무좀을 유발한다. 김승재 교수는
“평소 알레르기성 질환 증상을 잘 관리하던 환자들도 장마철이면 병원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높은 습도 환경에서 ‘열 발산’이 잘 안 되는 점도 문제다. 공기 중에 수분이 많으면 열이 잘 날아가지 않아 호흡수·맥박·혈압이 증가하게 된다.
불쾌지수도 상승하면서 스트레스를 일으키고, 체력도 급격히 떨어지는 등 건강을 악화한다. 김병성 교수는 “노년층,
만성질환자 등 평소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몸에 열이 쌓이면 상태가 더 나빠질 수 있다”며 “온도와 습도가 동시에 증가하면 숨쉬기 힘들어 호흡 곤란까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습도는 정신 건강도 해친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 교수는 “장마처럼 장기간 습도가 높은 환경에 노출되면 감정에
관여하는 뇌 부위 대뇌변연계가 영향을 받아 집중력이 떨어지고 우울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장마철에 불가피한 일조량 감소도 한몫한다.
홍진표 교수는 “일조량이 감소하면 뇌 속 멜라토닌 분비량이 증가해 우울감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마철을 건강하게 나기 위해선 실내습도를 60% 이하로 낮추고 야외활동량을 늘리는 게 기본이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장마철 건강 팁’들이 있다.
옷장·신발장 사이사이에 신문지 끼우기=옷과 신발은 각종 곰팡이와 세균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다.
이때는 수분을 잘 흡수하는 ‘신문지’가 도움이 된다. 옷과 신발에 신문지를 구겨 넣거나, 옷장과 신발장에 신문지를 깔아두면 습기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선풍기 ‘미풍’으로 기류 원활하게 하기=공기를 잘 흐르게 만들면 기화를 통해 습도를 낮출 수 있다.
김병성 교수는 “습도가 높아도 바람이 잘 불면 열발산을 촉진해 불쾌지수를 낮출 수 있다”며
“습도 60%의 바람 부는 환경은 습도 40% 바람 안 부는 환경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환풍기, 선풍기 등을 통해 실내에서 기류가 원활하게 흐르도록 유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