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해서 주말에 죽은 듯 잠만 잤는데 건강엔 독? 약?
피곤해서 주말에 죽은 듯 잠만 잤는데 건강엔 독? 약?
한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잠이 부족한 나라다.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국가별 15∼64세 수면시간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 41분으로
국가 평균 8시간 22분보다 41분이나 짧게 자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다. 수면이 부족하면 반드시 그 양을 채워야 건강이 회복된다.
수면의학계에서는 이를 ‘수면부채(睡眠負債·Sleep debt)’라고 표현한다.
건강을 회복하고자 주말에 몰아 자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몰아 자면 오히려 건강에 안 좋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평일에는 적게 자고 주말에는 몰아 자는 불규칙한 수면 패턴은 생체리듬을 무너뜨린다.
생체리듬에 문제가 생기면 초저녁에 잠이 들어 이른 새벽에 깬 후 다시 잠들기 어려운 ‘수면위상전진증후군(아침형)’
새벽 늦게 잠들고 늦게 일어나는 ‘수면위상지연증후군(저녁형)’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 일상생활에서 졸음, 불면, 피로감, 두통, 집중력 저하 등 다양한 증상이 발생한다.
심장 건강을 위해서도 좋은 방법이 아니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연구에 따르면
평일에 잠을 적게 자는 것은 혈압을 높여 심장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며 주말에 긴 시간 자더라도 회복되지 않았다.
연구진이 11일간 15명의 건강한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첫 사흘 동안은 10시간, 이후 닷새 동안 5시간, 다시 사흘 동안 10시간을 자게 하는 등 불규칙한 수면 패턴을 실천하게 했다.
그 결과, 처음 연구를 시작했을 땐 평균 심박수가 69BPM이었지만, 이후 78BPM까지 올랐으며 혈압은 평균 116mmHg에서 119.5mmHg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말에 잠을 많이 자고 싶다면 하루에 몰기보다 주말 이틀에 나눠 조금씩 잠을 분배해 자는 게 좋다.
토요일에 4시간을 더 자는 것이 아니라 토요일, 일요일 각각 2시간씩 더 자는 식이다. 수면 보충 시간은 최대 2시간이 넘지 않아야 한다.
충남대약대·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 공동 연구에 따르면, 주말에 2시간 이내로 수면 보충을 한 사람은 체내 염증 지표인 ‘C-반응성 단백질’ 수치가 낮아졌다.
주중과 주말에 잠드는 시간 차이가 너무 불규칙하거나 주말에 3시간 이상 자는 경우는 체내 염증 지표가 높아졌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의는 단순히 수면 불규칙성과 비만을 다루지 않고 사회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수면과 비만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려했다는 것에 있다.
연구진은 한국인 남성에서 경제활동의 유무가 수면과 더불어 비만을 유발하는데 관련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들의 수면 불규칙을 교정하거나 재취업활동 등을 통해 경제활동을 장려하는 것이 비만유병률을 낮추는 것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인 비만 유병률은 2030년이 되면 남성의 62%, 여성의 37%에 이를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김양현 교수는 “수면 불규칙의 개념을 일상적인 수면 불규칙에서 주말과 주중 사이의 수면불규칙으로 확대해 한국인의 수면
불규칙과 비만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또 다른 증거를 제시할 수 있는 연구”라면서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본 연구의 결과는 남성 노인의 경제활동이 수면과 더불어 사회 전반의 건강증진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