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처럼 번지는 정관수술 미혼 남성까지 찾는 이유
유행처럼 번지는 정관수술 미혼 남성까지 찾는 이유
최근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정관수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관수술은 음낭 주변의 정관을 절개하는 수술로, 남성 대표적인 피임 방법이다.
수술 시간은 10분 내외로 비교적 간단하다. 실제로 비뇨의학과에는 정관수술을 하겠다고 찾아온 젊은 남성들이 늘고 있다.
칸비뇨기과의학과 윤철용 대표원장은 “정관수술을 위해 내원하는 남성의 수가 과거에 비해 확연히 늘어났고,
연령대도 낮아졌다”며 “과거에는 30대 후반~40대 초반 정반인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30대 초반으로 연령대가 많이 하향화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윤 원장은
“자녀 유무를 떠나 미혼인 사람도 정관수술을 하겠다고 찾아오기도 한다”며 “확실히 정관수술 트렌드가 변화했다”고 말했다.
정관수술, 아이 갖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
젊은 남성들이 왜 정관 수술을 하려고 하는 것일까.
고양시에 사는 회사원 A씨(33, 익명 요구)는 “결혼 이후 아이를 갖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며
“정관수술 자체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아이가 생기고 부모가 됐을 때 감당해야 할 양육비,
한국의 교육 환경, 미래에 대한 불안정함 등을 생각하면 수술에 대한 두려움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혼인 친구들을 만나봐도 정관수술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고 했다.
A씨는 지인에게 추천받은 강남의 유명 비뇨기과를 방문해 내달 정관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광명시에 사는 자영업자 B씨(34, 익명 요구)는 “강남에서도 요즘 아이를 두 명 낳으면 바보 소리를 듣는다는 말이 있다”며
“신혼집 마련조차 힘든 상황에서 정관수술은 자유로운 성생활을 위한 단순 피임보단 한국
사회에서 2세를 낳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B씨 역시 빠른 시일 내 정관수술을 받을 계획을 세운 상태다.
이처럼 자녀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정관수술로 이어지고 있는 것.
고려대 사회학과 김진영 교수는 “불안정한 미래 고용과 경제적 불안감이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질 수 있고,
아이를 키우는데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젊은 층의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제적 이유로 출산을 포기하는 부부나 개인들이 많아지고 있다.
한국의 PIR 지수만 봐도 알 수 있다. PIR은 연소득(중위소득 가구)을 모두 모아 주택(중간 가격대인 3분위 집)을 구입하는 데 걸리는 기간을 의미한다.
PIR이 10점이라면. 1년 동안 번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0년 동안 모아야 집 한 채를 마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월평균 전국 PIR 지수는 6.8배로 전년(6.9배) 대비 줄었다.
상승세가 꺾였다 하더라도 평생 돈을 한 푼도 쓰지 않은 사람은 없고, 여전히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중고는 지속되고 있다.
아직까지도 PIR 수치가 비정상적인 수준이며, 이로 인해 결혼, 출산 등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가 생겼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