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관절 꺾으며 뚝 뼈 건강 해칠까?
손가락 관절 꺾으며 뚝 뼈 건강 해칠까?
무의식적으로 손가락 관절을 꺾는 사람들이 있다.
뚝 소리에 괜히 시원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자주 꺾으면 관절이 상한다거나 손가락 마디가 두꺼워진 속설이 있다. 사실일까?
관절을 꺾을 때 나는 소리의 정체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두 가지 원인이 추정된다. 하나는 거품이 터지는 소리다.
관절엔 관절과 관절 사이를 매끄럽게 해주거나 충격을 흡수하는 관절액이 차있다.
관절을 비틀면 이 관절액에 거품이 생기는데 다시 터지면서 ‘뚝’ 소리가 난다는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공기가 유입되는 소리다.
캐나다 앨버타대 재활의학교실 연구팀은 손가락 관절을 꺾을 때 변화를 살피기 위해 MRI를 촬영한 적이 있다.
그랬더니 인위적으로 손가락 관절을 꺾으면 관절낭(관절을 감싸는 주머니) 안으로 순간 공기가 유입된다는 사실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때 파열음이 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반복적으로 ‘뚝’ 소리를 내는 게 임상적으로 관절을 악화시키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기발한 연구에 수여되는 ‘이그노벨상’ 의학상의 2009년 수상자는 50여 년간 왼쪽 손에서만
관절 꺾기를 해왔으나 두 손 관절의 건강상 차이는 없다고 보고한 미국 의학자였다.
그러나 손가락이 두꺼워질 우려는 있다. 관절낭을 감싸고 있는 관절막은 단백질로 이뤄져 있다.
관절을 꺾으며 물리적으로 압력을 주면 근육처럼 두꺼워질 수 있는 조직이다.
게다가 한 번 두꺼워지면 원래대로 돌아오기 어려우므로 손가락 외관이 신경 쓰인다면 관절 꺾는 습관은 그만 두는 게 좋다.
간혹 엄지손가락이나 어깨, 무릎처럼 회전하는 관절까지 꺾는 사람이 있다.
회전하는 관절은 큰 뼈들끼리 맞물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 만큼 마찰력도 강해서 인대 등 주위 조직에 피해를 끼칠 수 있다.
순간 관절들이 잘못 맞물리면 혈관 등을 압박할 수도 있다.
관절은 꺾기보다는 스트레칭 해주는 게 권고된다.
손가락은 사람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위다.
밥을 먹을 때, 씻을 때,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등 일상 속 여러 상황에서 수시로 손가락을 움직인다.
평소 손가락 스트레칭을 자주 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손가락은 다른 신체 부위보다 움직임이 잦은 만큼, 피로 또한 누적되기 쉽다.
손가락 스트레칭의 장점은 언제 어디서나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손가락을 움직이는 근육은 대부분 팔꿈치에서 시작해 손목을 지나 손가락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손가락 근육을 자주 풀어주면 팔 전체 근육과 손목의 긴장감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대표적인 손가락 스트레칭에는 ‘손가락 굽히기’가 있다.
말 그대로 손가락을 굽혔다 펴는 것으로, 주먹을 쥔 상태에서 5초 정도 있다가 다시 5초 동안 손가락을 힘껏 펴도록 한다.
왼손, 오른손 10~20회 반복하면 된다.
고무공을 이용해 쥐었다 펴는 것도 방법이다.
손가락 사이를 벌려주는 것도 좋다.
한 쪽 손 엄지와 검지 사이에 반대쪽 손가락을 3~4개 넣어 벌려준 후 15초 정도 유지하는 식이다.
나머지 손가락 사이와 반대쪽 손도 동일하게 실시한다. 통증 정도에 따라 반대쪽 손가락 사이에 넣는 손가락 개수를 조절하도록 한다.
이 스트레칭은 손가락에 자주 쥐가 자주 나거나 키보드 사용이 많은 사람에게 추천된다.
손가락 스트레칭을 손가락 꺾기와 헷갈려선 안 된다. ‘뚜둑’ 소리를 내며 손가락을 꺾는 습관은 손가락 건강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계속 손가락 관절을 꺾다보면 관절막, 인대 등이 자극받아 오히려 손가락이 굵어지고
연골이 손상돼 관절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손가락을 꺾은 뒤 시원함을 느꼈다면 기분 탓일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