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알은 공중에 띄워야 제맛
밥알은 공중에 띄워야 제맛
조리의 핵심은 ‘불’이다. 불 조절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요리 맛이 완전히 달라진다.
식자재 본연의 맛을 살리고, 아삭한 식감을 내고 싶다면 ‘강불’만 기억하자.
강불에서 빠르게 조리하면, 식자재 겉면에만 열에너지가 강하게 전달된다.
겉면의 수분이 빠르게 증발해, 막이 형성되면서 식자재 내부 수분은 유지된다.
겉의 코팅 막 덕분에 식감은 바삭해진다.
깊은 향도 입혀진다.
당과 단백질이 함유된 식자재는 고온에서 갈색으로 바뀌면서 독특한 풍미를 내는 마이야르 반응이 촉진되는데
겉면에서만 이 반응이 활발하게 일어나며 깊은 풍미가 첨가된다.
조리 시간이 길어진다면, 식자재를 공중에 띄워야 한다. 강불에 오랜 시간 재료가 노출되면 겉면이 타고
내부가 익으면서 물이 밖으로 빠져나와 바삭한 식감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공중에 띄우면 식자재가 강한 열에너지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볶음밥을 집에서 해 먹을 때보다 중국집에서 먹는 게 더 맛있는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미국 조지아 공대 연구팀이 특정 요리사들의 볶음밥이 더 맛있는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유명 중식 요리사 다섯 명의 조리 중 모습을 촬영해 분석했다.
그 결과, 화덕 가장자리를 지렛대 받침으로 삼아 프라이팬을 움직이는 웍을 돌리는 동작이 볶음밥 맛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밥알이 공중에 오래 떠 있을수록 센불에서 밥이 타지 않고 독특한 풍미가 가미됐다.
쌀을 불리기 전 한 번 씻어주는 이유는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서도 있지만, 쌀겨 특유의 냄새를 빼주기 위해서다.
쌀겨는 쌀 겉 부분을 감싸고 있는 껍질로, 밥을 지었을 때 잡내의 원인이 된다.
쌀을 너무 오래 씻으면 이 냄새가 쌀 입자 속으로 흡수돼 아무리 깨끗이 씻어내도 제거되지 않는다.
쌀이 물을 흡수하는 속도는 꽤 빠르다. 1분만 지나도 10% 이상 물을 흡수한다.
이때 쌀겨 냄새도 함께 흡수된다. 또 너무 오래 씻으면 쌀에 들어있는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B 복합체가 다량 손실될 수 있다.
쌀은 충분한 세기로 흐르는 물에 쌀을 휘저으며 2~3번 씻는다. 씻을 때마다 쌀이 담긴 그릇에 물이 담기지 않도록 바로 물을 버려준다.
물을 맞출 때 손등까지 물을 붓는 이유는 쌀 부피의 1.2배만큼 물을 넣었을 때 가장 맛있기 때문이다.
손등까지 부으면 쌀 부피보다 조금 더 물이 차므로 얼추 1.2배만큼 넣을 수 있다.
가장 맛있는 밥의 수분함량은 약 64% 정돈데, 증발하는 물 10~15% 정도를 고려하면 쌀 부피의 1.2배만큼 물을 넣어주면 된다.
다만 묵은쌀은 수분을 잘 흡수하지 못하므로 부피의 1.3~1.4배만큼 조금 더 물을 넣어주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