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슬밥의 비밀 밥 다 된 후 이것 하기
고슬밥의 비밀 밥 다 된 후 이것 하기
고슬고슬하게 갓 지어진 밥은 반찬 없이 밥만 먹어도 맛있다.
곱씹을수록 온전한 전분의 맛과 향이 올라온다. 이때 전제는 ‘잘’ 지어진 밥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밥에 ‘만든다’가 아닌 ‘짓는다’라는 서술어를 붙인 이유는 그만큼 정성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인데, 잘못된 한 번의 선택이 밥맛을 망칠 수 있다.
맛있는 밥을 만드는 방법은 옛말만 다 따르면 된다.
‘쌀을 너무 오래 씻지 마라’, ‘손등까지 물 부어라’, ‘밥이 다 됐으면 주먹으로 뒤적여라’ 등 옛말이 다 맞다.
쌀 오래 씻으면 밥냄새 고약해져
쌀을 불리기 전 한 번 씻어주는 이유는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서도 있지만, 쌀겨 특유의 냄새를 빼주기 위해서다.
쌀겨는 쌀 겉 부분을 감싸고 있는 껍질로, 밥을 지었을 때 잡내의 원인이 된다.
쌀을 너무 오래 씻으면 이 냄새가 쌀 입자 속으로 흡수돼 아무리 깨끗이 씻어내도 제거되지 않는다.
쌀이 물을 흡수하는 속도는 꽤 빠르다. 1분만 지나도 10% 이상 물을 흡수한다. 이때 쌀겨 냄새도 함께 흡수된다.
또 너무 오래 씻으면 쌀에 들어있는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B 복합체가 다량 손실될 수 있다.
쌀은 충분한 세기로 흐르는 물에 쌀을 휘저으며 2~3번 씻는다. 씻을 때마다 쌀이 담긴 그릇에 물이 담기지 않도록 바로 물을 버려준다.
손등만큼 물 부어야 수분함량 딱 맞는 밥 지어져
물을 맞출 때 손등까지 물을 붓는 이유는 쌀 부피의 1.2배만큼 물을 넣었을 때 가장 맛있기 때문이다.
손등까지 부으면 쌀 부피보다 조금 더 물이 차므로 얼추 1.2배만큼 넣을 수 있다.
가장 맛있는 밥의 수분함량은 약 64% 정돈데, 증발하는 물 10~15% 정도를 고려하면 쌀 부피의 1.2배만큼 물을 넣어주면 된다.
다만 묵은쌀은 수분을 잘 흡수하지 못하므로 부피의 1.3~1.4배만큼 조금 더 물을 넣어주는 게 좋다.
한편, 쌀을 물에 불리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쌀 전분 입자는 서로 붙어있는데, 물에 불리면 수분이 쌀 내부까지 침투해 전분 입자를 모두 떨어지게 한다.
이후 열을 가하면 모든 전분 입자에 골고루 열이 전달돼 맛있는 밥이 된다. 여름엔 30분, 겨울엔 90분 정도 불린다.
햅쌀은 이미 내부에 수분함량이 충분하므로 불리지 않고 밥을 지어도 맛있다.
고슬밥의 비밀…밥 다 된 후 한 번 뒤섞기
밥이 다 되면 주걱으로 이리저리 뒤섞어줘야 한다. 온도가 점점 떨어지면서 수증기가 물이 돼 밥알 사이사이에 맺힌다.
아래쪽 밥알은 금세 질척해져 차후 밥을 뜨기 어려워진다.
밥이 다 된 후 가볍게 섞어주는 것만으로도 수증기를 날려 보내 밥알 사이에 물이 맺히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질지 않고 고슬고슬한 맛도 즐길 수 있다.